
스타크래프트 2 시리즈 전체의 시작을 알린 인물이 바로 타이커스 핀들레이다. 2007년 최초 공개 트레일러에서 그가 내뱉은 한마디가 시리즈의 상징이 될 정도로, 짐 레이너 못지않은 존재감을 가진 캐릭터다.
기원 - 마 사라의 불한당
타이커스 J. 핀들레이는 마 사라 행성 출신으로 짐 레이너보다 6살 많다. 게임 내 스탯창에 표기되는 그의 등급은 "불한당". 정의로운 영웅이라기보다는 '거리의 좀도둑'에 가까운, 선악으로 딱 나누기 애매한 인물이라는 설정을 상징하는 칭호다. 실제로 마이클 리버티의 라이벌 기자는 "연합에 정의를 찾는 이라곤 짐 레이너나 타이커스 핀들레이 같은 범죄자밖에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체제 바깥에서 나름의 의리를 지키는 무법자로 그려진다.
외전 소설 「천국의 악마들」에서는 레이너와 한솥밥을 먹던 연합 해병대 시절이 그려지는데, 이때는 반쯤 개그 캐릭터가 되어버리는 본편과 달리 잔머리와 전투실력을 겸비한 제법 위협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핵심 사건 - 악마와의 거래
타이커스는 탈옥 과정에서 아크튜러스 멩스크와 거래를 맺는다. 사라 케리건만 죽이면 자유를 주겠다는 조건. 그 대가로 그는 CNC 강화 전투복을 강제로 입은 채 살아가야 했다. 이 전투복은 볼트 조임은 물론 이음새마다 용접까지 되어 있어 스스로 벗을 수 없는, 사실상 걸어 다니는 감옥이었다. 멩스크의 말대로 "감옥을 나가는 게 아니라 그 전투복이 새로운 감옥"이었던 셈이다.
"악마와 계약을 했어, 지미. 그녀만 죽으면... 난 자유야."
이 대사 한 줄에 자유의 날개 전체를 관통하는 타이커스의 비극이 담겨 있다.
배신 - 레이너 특공대와의 동행
레이너 특공대에 합류한 타이커스는 겉으로는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늘 레이너 곁을 지켰다. 그러나 결말부에서 결국 멩스크와의 거래를 이행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동료들 앞에서 정체를 드러내며 정면으로 배신을 감행한다.
"다 속여넘겼지. 안 그래, 지미?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면, 잽싸게 꽁무니나 빼고 말이야. 늘 그랬잖아? 나… 저자들… 그리고 네 귀여운 여자친구한테도…"
이 장면은 단순한 술주정이 아니라, 이미 앞서 술자리에서 레이너를 비난하며 던졌던 복선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타이커스는 자신을 신뢰한 유일한 친구를 배신하고 만다.
최후 - 유감이라는 한마디
배신 이후 레이너와 타이커스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공식 설정상 타이커스는 자신의 거래가 어떻게 끝날지 이미 알고 있었으며, 스스로 희생할 각오를 했던 것으로 확정되었다. 죽음을 앞두고 그가 남긴 말은 짧고 담담하다.
"정말 유감이군."
이후 하트 오브 더 스웜 도입부에서 결국 레이너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다. 다만 공허의 유산 협동전 임무에서는 '만약에(What if)' 시나리오로 재등장해, 죽지 않고 레이너와 화해한 뒤 다시 함께 싸우는 대체 역사가 그려지기도 한다.
짤막한 매력 포인트
타이커스는 시종일관 상남자 텐션을 유지하는 대사로도 유명하다. 오딘에 탑승했을 때의 "라그나로크가 간다!", 협동전 임무에서 확률적으로 튀어나오는 "뭐야, 너희 엄마가 온다는 얘기는 안 했잖아" 같은 대사는 팬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리즈 전체의 문을 연 그 한마디를 빼놓을 수 없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흥미롭게도 이 대사는 공허의 유산 엔딩에서 짐 레이너가 다시 한번 사용하며 시리즈에 수미상관 구조를 만든다. 타이커스로 열고 레이너로 닫은, 스타크래프트 2 그 자체를 상징하는 문장인 셈이다.
한 줄 요약
타이커스 핀들레이는 강제로 입혀진 전투복만큼이나 벗어날 수 없는 거래에 묶인 채, 우정과 배신 사이에서 끝내 친구를 위해 스스로를 던진 무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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